1. 극한 상황에 처한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여 주는 줄거리
우리 모두에게는 거처가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가장 평범하게 살고 싶은 곳으로 뽑히는 거처는 아파트다. 수많은 아파트가 콘크리트로 세워지고 사람들은 수십 년간 돈을 모아 빌라에서 아파트로 가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지진으로 모든 것이 무너지고 서울에 오직 '황궁' 아파트 한 곳만 남았다. 그곳 주민들은 삭막한 현실에서 살아남을 궁리를 한다. 대표로 902호 김영탁(이병헌)이 뽑히게 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온정을 베풀어 외부인도 받아들여 줬다. 하지만 집에 들어온 외부인이 주인을 칼로 찔러 방화 사건이 일어나자 화재를 진압한 김영탁이 대표로 뽑히게 된다. 그들은 몇 가지 원칙을 세워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라며 외부인을 모두 내쫓게 된다.
먹을 것도 부족한 상황에서 의원도 소용 없고 20년간 근무한 수위 아저씨도 모두 내쫓긴다. 추운 겨울에 먹을 것 없이 밖으로 내쫓긴 사람들은 많이 굶어 죽게 된다. 남자들은 대표를 기준하여 먹을 것을 찾으러 다닌다. 그러다가 사람도 죽이게 되고 아파트 사람들은 외부인의 적이 된다. 외부에서 살아남은 자들을 바퀴벌레라 칭하며 철저하게 주민들만 보호하며 산다.
외부인들은 황궁 아파트 사람들은 사람도 잡아 먹는 식인 습관이 생겼다고 두려워했다. 최후의 유토피아처럼 황궁 아파트 주민들은 외부와 달리 안전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손님 903호 문혜원(박시후)이 등장한다. 영탁은 혜원의 등장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왜냐하면 영탁은 김영탁이 아니고 모세범이었기 때문이다. 모세범은 김영탁에게 돈을 주고 그 아파트를 샀으나 사기를 당했다. 화가 나서 찾아온 세범은 영탁을 죽이게 되고 영탁의 어머니와 살고 있었다.
명화는 잠시 돌보던 주몽이라는 아이가 도균의 집에 살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도균의 집에서 살던 주몽의 엄마와 주몽이는 명화가 가져다 주는 음식을 먹고 있었다. 명화는 감자 화분 여러 개도 도균의 집에 가져다준다. 하지만 이를 안 영탁은 주몽과 주몽의 엄마가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밖으로 내쫓는다. 결국 도균은 사람들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참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
남편 김민성(박서준)이 점점 변해 가는 것이 싫었던 명화는 혜원과 함께 옆집 902호에 들어간다. 영탁의 어머니가 배가 고프다고 했고 영탁은 김치냉장고에 죽은 채 들어가 있었다. 진실을 알게 된 사람들은 세범을 공격한다. 세범은 자신이 영탁이라고 울부짖으며 돈도 다 냈다고 한다. 혜원은 세범에 의해 밖으로 던져진다. 사람들은 그동안 세범이 가져다준 식료품으로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외부인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바퀴벌레라며 혐오한다.
그때 외부인들이 쳐들어 와서 한바탕 난리가 나고 영탁은 다쳐서 집으로 와 죽는다. 민성과 명화는 그 아파트를 떠나 떠돌다가 다친 민성이 죽게 된다. 바퀴벌레라고 멸시했던 외부인들은 민성의 돌무덤도 같이 만들어 주고 명화가 있을 곳으로 데리고 간다. 무너진 아파트에서 명화는 외부인들이 지은 주먹밥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영화가 마무리 된다.
2. '나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의문을 남겨 주는 영화의 감상평
정말 영화를 보는 내내 삭막하고 힘든 상황만 보인다. 저런 상황에 내가 놓여 있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하게 된다. 명화의 말처럼 황궁 아파트 사람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라는 말이 많다. 하지만 물도 없고 먹을 것도 풍부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변하게 되고 살인도 어쩔 수 없이 하게 된다.
극한 상황 속에서 명화는 자신의 남편 '민성'을 붙든다. 당신 계속 이렇게 살면 힘들어진다고 일으켜 세우려 한다. 민성도 이 아파트에 이사 오기 위해 대출을 많이 했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랬다. 이 아파트에 들어오기 위해 빌라에서 20년 버틴 사람도 있었다. 영화는 우리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극한 상황 속에서 인간성을 잃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묻는다.
세범도 많은 살인을 했지만 목숨 걸고 식료품을 구해서 주민에게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은 처참했다. 부녀회장의 아들도 외부인에게 죽게 된다. 사람들은 어떻게든 자신들의 안전과 목숨을 구하려 하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다. 아파트는 방범대의 활동에 의해 지켜지고 기여를 많이 한 사람이 차등 배급을 받는 시스템으로 돌아갔다. 여자들은 안에서 다친 사람들을 보살피고 단지를 정리한다. 겉으로는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였지만 본인들이 살기 위해 극한의 이기주의를 보여 준다.
엄동설한에 어르신과 노약자를 밖으로 내몰아 죽게 한다. 권력을 가진 정치인도 소용없다. 오직 아파트 주민만이 안에서 잘 살 수 있었다. 물질적인 것이 모두 해결되더라도 정신적인 불안은 해결될 수가 없었다. 이곳이 진짜 '유토피아'인가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안의 주민들도 행복하지 않다. 오히려 명화가 밖에서 찾은 외부인들이 온정을 보여 준다. 명화는 '그냥 살아도 되는 건가요?'하고 눈물을 흘린다. 사람들은 주먹밥이 식기 전에 어서 먹으라고 말한다. 생존규칙을 따르기 싫어 그 아파트를 떠난 민성이 죽고 인간성을 유지하려고 했던 명화만이 살아 남는다.
3.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장인물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웹툰 '유쾌한 이웃'을 각색하여 제작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44회 청룡영화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또한 59회 대종상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미술상, 43회 황금촬영상 시상식 시각효과상도 받았다. 마지막으로 32회 부일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 촬영상, 여자 올해의 스타상을 받게 해 주었다.
이병헌의 연기는 항상 멋지고 역할에 잘 스며들어 있다. 그가 사기를 당한 아파트에 살며 먹을 것을 잘 구해 왔을 때 아파트에 작은 잔치가 열린다. 그가 부르는 노래는 '아파트'이다.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아파트에 대해 적절하게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아파트를 사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모두 잘 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황궁 아파트 주민들이 처한 상황에 몰입이 된다. 누가 옳고 그른가를 감히 따질 수 없게 만든다. 모든 출연진의 연기가 정말 탁월하다. 영화 내내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전개되지만 어느새 사람들의 마음과 상황에 이입이 된다.
극 중 현실적이고 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세범에게 몰입되는지, 이타적인 명화에게 몰입되는지에 따라 영화의 호불호가 갈릴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완성도,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는 흠을 잡을 수 없다.